"태권도를 씨름처럼"… '유네스코 남북 공동등재' 다시 추진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
"태권도를 씨름처럼"… '유네스코 남북 공동등재' 다시 추진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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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정부에서 꽉 막혔던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특히 역대정부는 체육교류를 앞세워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복원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해왔다. 이번에는 탁구가 선봉에 섰다. 달라진 대북기조에 맞춰 정부와 체육계의 구상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향후 전망과 한계를 짚는 분석기사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2018년 7월 5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북측 태권도 시범단이 품세(틀동작)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남북한 공동으씨티캐피탈 대출사기
로 등재하는 방안이 재추진된다. 2022년까지 논의하다가 윤석열 정부 시절 중단된 사안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태권도계가 재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화가 끊긴 뒤에도 북한은 시범단 해외파견, 우표 발행 등으로 ‘태권도 띄우기’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엔 독자적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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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은 19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조만간 다시 대북 접촉신청을 하고, 오스트리아 빈 소재 '북한 주도 국제태권도연맹'(ITF) 측과 관련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부터 정부에서 접촉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공동 등재 관련 논의가 뚝 끊겼다"며 "이후 북한이 단독 등재 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대로 가다간 태권도를 매개로 한 남8등급대출한도
북 협력은커녕, 문화적 상징성도 북한에 내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최 단장은 2022년까지 통일부로부터 대북 접촉 허가를 받아 ITF 본부를 방문하는 등 공동 등재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훈풍이 불던 양국 논의가 멈춘 건 2023년 북한이 우리 정부를 두고 "외세와 야합해 정권붕괴와 흡수통일 기회만 노리는 족속들"이라고보육교사급식비
말하며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던 시점이다.
2018년 논의 점화…씨름 모델로 추진하다 중단
조정원(오른쪽)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와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가 2018년 10월 현대저축은행 채은혜
30일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ITF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유네스코 태권도 공동 등재 논의 역사는 남북 체육 교류가 활발하던 2018년 부터다. 당시 남한 주도 세계태권도연맹(WT)의 조정원 총재가 리용선 ITF 총재를 평양에서 만나 공동 등재 협약을 맺은 뒤 민바꿔드림론 추가
간 차원에서 관련 논의가 이어졌다.
마침 그해 공동 등재 모범 사례도 생겼다. 바로 씨름이다. 북한이 2015년 3월, 우리가 이듬해 3월 인류무형문화유산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각각 제출했는데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외교부 등 관련기관이 협의에 나섰다. 양측 협의에 따라 남한이 먼저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공학자금대출 생활비대출만
동 등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고 북한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제출해 공동 등재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남북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하고 유네스코 입장에서도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의 평화 상징을 만들어냈다는 명분이 생겼다.
결국 유네스코는 2018년 11월 26일 무형문화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 긴급 안건으로 남북 씨름의 공동 등재 안건을 제신불자보증인대출
출했고, 24개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역대 최초 분단국가 공동 등재가 이뤄졌다. 최 단장은 “씨름을 롤모델로 (태권도)공동 등재를 추진해 왔지만, 통일부의 접촉 허가가 끊기고 국가유산청에서도 당시의 남북관계 단절, 이미 정해진 등재 신청 순번 등을 이유로 태권도 공동 등재 논의를 사실상 묵살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부 기조에 따라 활발하던 체육문화 교류조아파트담보대출 소득공제
차 뚝 끊긴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北 단독 등재로 종주국 대표성 내주면 어쩌나"
이다빈이 프랑스 파리 그랑팔래에서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여자 +67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의 로레나브랜들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공유지분대출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유산청 측도 얼어붙은 남북관계 탓에 관련 논의가 지속되지 못한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유산청 관계자는 본보 질의에 “2018년과 달리 남북 간 연락체계가 원활하지 않아 공동 등재 추진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민간 차원에서 관련 협의가 있었던 사실은 인지했지만, 북측의 공식적인 입장 확인이 어려웠던 상황이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후 인류무형유산 차기 신청대상 선정 공모(2026년 예정)에 태권도의 신청이 있을 경우, 문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검토할 예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전문가들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 간 대화와 교류 의지가 뚜렷한 만큼, 민간에서의 관련 논의가 재개될 수 있는 창구를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쇼’로 그쳐서는 곤란하지만 (북한이 먼저 등록 신청을 한)현 상황에서 우리가 실리적으로 접근해 공동 등재를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꼭 화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공동 등재를 하지 않더라도, 북한 단독 등재로 종주국의 대표성을 내주는 일을 막는 노력은 필요하단 얘기다.
태권도계 분파 갈등 우려도… '쇼'보다 실리 우선을
그래픽=송정근 기자
다만 공동 등재를 논의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태권도계 분파 간 갈등이 촉발되거나, 되레 공동 등재를 통해 북한의 이득이 남한보다 훨씬 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 단체가 세심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WT와 대한체육회 등에서 실무를 맡았던 이원재 국민대 교수는 "ITF만 해도 4개의 분파가 있는데 그중 북한은 우리의 WT보다 훨씬 규모가 작고, 북한은 이 가운데 리용선 총재 주도의 본부(빈)를 대외 교류 창구로 삼는다"며 "(대화를 하더라도)ITF 내 여러 분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정통성이 떨어지는 북한보다 (올림픽 태권도의 표준)인 우리 태권도가 국제적 입지나 보편성 등에선 월등히 우위에 있다”며 “북한도 전략적으로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민간에서 물꼬를 트더라도)향후 우리 측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인 대한체육회와 북한 NOC 간 협의로 확대해 제대로 된 논의를 이어가는 등 서두르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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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상> 내년 평양서 '평화의 스매싱'
• 정부도 남북 접촉 채비... 종교계는 교황 서울 오는 세계청년대회 주목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512350005491)
• 6·15 공동선언 발판 된 체육교류… 북한이 먼저 손 내민 적도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322330005234)
• 이달 말 우즈벡서 남북 접촉 추진... 내년 평양대회 참가 논의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321450004178)
② <중>남북 교류 전문가 역할론
• 남북관계 황금기 이끈 노무현 정부 대북정책 주축 다시 전면에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614440001164)
• '남조선' 아닌 '한국'… 매몰찬 북한의 냉대가 관계 회복 걸림돌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를 마중물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810440001680)
③ <하>다음 과제는 태권도 협력
• "태권도를 씨름처럼"… '유네스코 공동등재' 다시 추진(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820440004049)
• 김정은, 왜 태권도 띄우기 열 올리나(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816440004977)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